삼성전자는 현대차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하다고 7일 밝혔다. 2025년 공급이 목표다. 기존 삼성전자 IVI 반도체 칩은 독일 폭스바겐과 아우디 등에 탑재된 바 있으나 현대차에 적용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IVI는 인포메이션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로, 자동차(오토모티브)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운전자에게 실시간 운행 정보는 물론 자동차 내에서 고화질 영상과 고사양 게임 구동 등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수요가 늘어 차별화된 기능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고성능 프로세서가 자동차에 탑재되는 추세다.

엑시노스 오토 V920은 Arm 최신 전장용 중앙처리장치(CPU) 10개가 탑재돼 기존 세대 대비 CPU 성능이 1.7배 향상됐다. 최신 연산 코어를 적용,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도 2.7배 강화했다. 운전자 음성을 인식하고 상태를 감지하는 운전자 모니터링 기능과 주변을 신속히 파악해 안전한 주행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이전 세대와 견줘 최대 2배 빨라진 그래픽 처리 성능을 갖췄다. 고성능·저전력 LPDDR5를 지원, 최대 6개 고화질 디스플레이와 12개 카메라 센서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차량용 시스템 안전 기준 ‘에이실-B’도 지원한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협력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 삼성전자는 2021년 출시한 제네시스 전기차에 이미지센서를 공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 이미지센서가 현대차에 탑재된 첫 사례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하게 됐고, 현대차는 기존 외산 반도체에서 탈피해 공급망을 다각화할 기회다. 또 최근에는 현대차 차세대 제네시스에 들어갈 디스플레이를 삼성디스플레이가 수주했다. 25인치 대형 OLED로 운전석부터 센터페시아까지 아우르는 디자인이 예상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협업을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파운드리)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만큼 안정적 제품 공급에 유리하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완성차 제조에 차질을 겪었던 현대차 입장에서는 삼성전자를 자사 공급망 안에 두는 것이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피재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은 “현대자동차와 이번 협력으로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공고히 다질 수 있게 됐다”며 “운전자에게 최적의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최첨단 차량용 반도체 개발과 공급을 위해 전 세계 다양한 고객 및 파트너사와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