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전문대 반도체전자계열
최근 2년간 취업률 80% 육박
삼성전자 등 대기업도 '척척'

국내 첫 'SK하이닉스반' 운영
세분화된 교육에 기업도 만족
  영진전문대 SK하이닉스반 학생들이 교내 반도체공정기술센터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2년 전 대구의 한 고등학교를 졸업한 김 모씨(22)는 4년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에 유리한 전공을 찾아 전문대를 선택했다. 인문계열 4년제 대학을 나와도 대기업에 취업하기가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대구 영진전문대 반도체전자계열에 입학했고, 결국 바라던 '대기업 취업'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올해 영진전문대를 졸업한 그는 SK하이닉스에 입사하면서 주변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김씨는 "4년제 대학을 포기하고 영진전문대에 입학한 것은 큰 결심이었고 도전이었다"며 "반도체 관련 분야 전공을 선택한 게 정말 잘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인재를 양성하라"고 주문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진전문대가 반도체 분야 인재 배출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23일 영진전문대에 따르면 2021~2022년 반도체전자계열 졸업자 취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 관련 기업체 취업자는 200여 명이었다. 이 계열의 취업률은 77.7%로 80%에 달한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학생들은 반도체 제조공정인 메인터넌스직으로 SK하이닉스에 28명, 삼성전자에 10명이 취업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정 관리 전문기업인 베스트피엠피와 에이블에도 메인터넌스직으로 각각 37명, 90명이 입사했다. 또한 패키징 및 테스트 전문기업 스태츠칩팩코리아(7명) 등 반도체 제조 관련 중견기업에 총 145명이 취업하는 성과를 올렸다. 국내 유일의 반도체 핵심 소재인 실리콘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에도 12명이 취업해 최근 2년간 반도체 관련 기업에만 195명이 취업했다.

이 같은 성과는 영진전문대의 특화된 교육 시스템인 '주문식 교육'이 큰 효과를 발휘한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체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교수진이 교육을 담당하고 있어 기업 관계자의 만족도를 크게 향상시킨 것도 주효한 요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진전문대 'SK하이닉스반'이다. 대학 측이 2004년 국내 최초로 SK하이닉스와 주문식 교육 협약을 맺은 후 SK하이닉스반을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450명 이상이 SK하이닉스에 취업했다.

이 계열은 플라스마공학과 반도체공학, 반도체 CAD 등 반도체 교과목은 물론 마이크로프로세서, 기계공학, PLC 장비제어 관련 교과목 등을 집중 교육한다. 1학년 동계방학에는 경북대 반도체융합기술연구원(국가 지정 반도체기술교육센터)에서 공정 실습 교육 등을 진행해 반도체 전후 공정을 담당할 인재를 기업 수요에 맞춰 교육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계열을 반도체디스플레이과, 반도체시스템과, IT화공소재과로 세분화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기자동차용 반도체와 전자장비를 비롯해 LED 등 광소자, 솔라셀과 디스플레이 등 신소재 제조 공정 기술과 해당 산업의 장비 운용이나 기술 분야 인력도 양성하고 있다. 이 덕분에 지난 2년간 LG디스플레이 51명, LG이노텍 43명, 삼성SDI 8명을 비롯해 엘앤에프 22명 등 359명이 대기업·중견기업에 취업하는 데 성공했다.

최재영 영진전문대 총장은 "앞으로도 반도체와 첨단소재, 스마트기기, 스마트헬스케어, 미래 자동차 등에 최적화된 현장 맞춤형 교육을 통해 국가 발전의 초석이 될 인재를 배출하겠다"고 말했다.